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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을 마주한, 59년의 숨

眞永 고장홍 법사

​처음에는  하나의 숨이었습니다.  말도 없었고  이름도 없었으며  다만 이어지고 전해지는 흐름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흐름 위에 이름이 붙고  형태가 생기고  길이 갈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곳은 단단해졌고  어떤 곳은 넓어졌으며  어떤 곳은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서로 다른 색과 모양으로  각자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 모든 과정은 더 나아지기 위한 선택이었고  더 깊어지기 위한 시도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그러나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시작의 숨은  지금도 그대로 흐르고 있는가.  형태는 바뀌어도  본질은 남아 있는가.  사람들은  이름을 보지 않습니다.  느낌을 보고  상태를 보고  그 깊이를 알아봅니다.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것이 있고  감추려 해도 전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분화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흐름이 이어진 곳과  끊어진 곳은  결국 스스로 드러나게 됩니다.  59년의 시간은  그것을 가려주는 시간이 아니라  드러내는 시간이었습니다.  사과는 색이 바뀝니다.  푸르던 것이 익어가고  다시 붉어지며  수많은 모양으로 나뉩니다.  사람들은 그 차이를 말하지만  결국 선택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겉모양이 아니라  속의 상태입니다.  어떤 사과이든  맛이 있으면 선택됩니다.  그리고 그 맛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뿌리에서  이어져 온 힘이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분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길은 더 다양해질 것입니다.  그 또한 자연입니다.  그러나  뿌리를 잃은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모양은 남아도  생명은 사라집니다.  그래서  진짜를 찾는 사람은  겉을 보지 않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살아 있는지를 봅니다.  60년이라는 시간은  무엇이 이어져 왔는지를  충분히 드러냅니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상태로 판단되는 시대입니다.  무엇이 본류인가를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살아 있는 것은  스스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사라지지 않는 것은  처음부터  끊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숨으로 드러납니다.

 뿌리는 소리치지 않습니다

가지가 천 갈래로 뻗어나가고

숲이 무성해지자,

저마다 자신이 이 숲의 시작이라 말하는

목소리들도 커져갑니다.

 

우리는 그 모든 다름과

자율 경쟁을 넉넉히 존중합니다.

대중은 묻지 않고

자신의 삶을 달래줄 열매를

찾아 취할 뿐이며,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생명의 법칙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듯,

가장 깊은 뿌리는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소리치지 않습니다.

그저 말없이

가장 단단한 땅을 움켜쥐고,

흔들림 없이 밝은 생명력을

길어 올릴 뿐입니다.

 

생명의 본질,

즉 '원종(原種)'의 뼈대가 무너지면

다채로운 겉모양도

결국 소멸하고 맙니다.

 

마침내

한 갑자(甲子)의 나이테를 마주하는 지금,

본원은 남들 위에 군림하거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해

다투지 않습니다.

 

세파에 흔들려 생명이 메말라갈 때,

언제든 돌아와 본질을 채울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영점(Zero-Point)의 샘물로

남을 것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단체와 열매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을 풍요롭게 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처음 땅을 뚫고 나왔던

그 밝고 단단한 첫 마음,

끊어지지 않은 '하나의 숨' 그대로

묵묵히 이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형태가 만 갈래로 찢어져도,

돌아올 곳은 언제나 하나입니다.

우리는 하나이며,

또한 영원한 시작입니다.

 

밝돌법 전수회장 

眞永 고장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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